“하루에 담배 15개비·술 6잔 효과”…외로움이 뇌를 무너뜨린다
외로움, 가볍게 넘길 문제 아니다
우리는 가끔 “외롭다”는 감정을 단순한 기분 탓으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나종호 박사는 “하루에 담배 15개비와 술 여섯 잔만큼 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합니다. 심지어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뇌와 신체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건강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외로움의 정의, 원인, 뇌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제적 해결책까지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본론
1. 외로움 vs 사회적 고립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인간 관계가 드물고 단절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 ‘외로움’은 주관적인 감정으로, 사회적 고립 여부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습니다. 혼자 지내도 외롭지 않을 수 있고, 주변 사람은 많아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층은 겉으론 활발하지만 “대중 속의 고독”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한국의 비교문화 외로움을 키운다.
한국인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이유로 전통적 공동체의 붕괴, 1인 가구 급증, 비교 문화가 지목됩니다. 예컨대 1980~90년대 한국은 자살률이나 우울감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사회 구성원 간 유대가 튼튼했습니다.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 공동체가 붕괴되며, 현재 1인 가구 비율은 30% 후반, 곧 4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34세 청년층 중 “한 달간 의지할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비율이 6분의 1, “한 달간 아무와도 말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10%가 넘습니다.
‘엄친아·엄친딸’, 학벌·직장 서열 등은 자존감과 사회적 연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비교 경쟁 속에서 자꾸만 위축되고,
결국 외로움과 불안, 우울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3. 외로움, 뇌를 서서히 갉아먹다.
외로움은 곧 만성 스트레스를 의미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면역 체계·호르몬계 이상→염증 반응 증가→뇌 인지 기능 저하. 심지어 알츠하이머·파킨슨 증상까지 악화시키며, 심혈관 질환·고혈압·맥박 이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특히 만성 외로움은 ‘사회 회피’와 ‘무기력’으로 이어지며,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피, 술 6잔 수준의 신체악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4. 외로움 치료: 자극 아닌 연결이 답이다.
나 박사는 “사회적 연결”이 기본 치유법이지만, 단순히 관계 수 늘리기보다 ‘상처 없는 연결’이 관건이라고 강조합니다. 타인의 평가 없이 ‘경청(비평가적 자세)’으로 대화하고, 봉사 활동처럼 ‘주고 싶은’ 동기로 사회적 참여를 시도하라 권고합니다. 봉사는 ‘받는’ 관계와 달리, ‘주는’ 행위 자체가 자존감과 연결감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큽니다.
동호회나 독서모임보다 ‘봉사 활동’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나 혼자 괜찮다’는 문화(자립·자기계발 중심)만 강조되면서 오히려 외로움을 부채질한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의존’을 건강한 본능으로 수용해야 하며, 젊은 시절 ‘친밀감’ 형성은 발달 과업으로서 결코 폄하돼선 안 됩니다.
5. 다른 나라들은 외로움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나 박사는 외로움을 ‘현대판 전염병’이라 보며, 미국·유럽·일본뿐 아니라 영국처럼 정부가 적극 대응하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영국은 ‘외로움부’를 신설하고, 1차 진료의사가 ‘사회적 처방’을 통해 자원봉사나 커뮤니티 활동을 연결합니다. 또한 ‘대화 벤치’ 등 공공장소에 ‘모르는 사람 간 대화’를 유도하는 배려도 시행 중입니다. 한국 국민 중 70% 이상이 ‘국가 차원의 외로움 대응’을 찬성하며, 본인 차원뿐 아니라 사회·정책 차원에서 공론화·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됩니다.
6. 행복해지는 법: 비교를 멈추고 ‘나 자신’을 기준 삼아라
결론적으로, 그는 “비교의 사슬”에서 해방될 것을 촉구합니다. 타인과 비교하는 대신 ‘과거의 나’와 비교한다면, 기준은 나 자신뿐이고 이긴다면 계속 나아가면 됩니다. 실패했다면 ‘왜 그랬는가’를 자문하며 개선하면 됩니다. 또한 교육·미디어·가정 차원에서 ‘비교 문화’를 해체하고, 다양한 성공 모델과 가치관을 포용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40·50대 의대생을 낯설어하지 않는 미국처럼,
‘사회적 평가’보다 ‘개인의 삶 여정’을 존중하는 문화가 행복 회복의 토대입니다.
결론: 외로움은 ‘질병’이며, 해결은 ‘연결’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뇌·신체·정신 건강 전체를 위협하는 ‘현대판 전염병’입니다. 하루에 담배 15개피, 술 6잔만큼의 손해를 뇌에 끼치고, 알츠하이머·파킨슨·심혈관질환 위험까지 키웁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사회 연결’이 핵심입니다. 다만 평가 없는 경청, 타인을 ‘돕고 싶은’ 동기, 봉사 활동, 그리고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자기 기준과 국가 차원의 사회적 처방 시스템 등 다양한 레벨에서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비교 문화와 획일적 성공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포용하는 사회적 변화도 절실합니다. 나종호 교수의 메시지를 빌리면, “비교의 사슬을 끊고, 내 안의 나에게 집중하라.” 우리가 타인과 따뜻하게 연결될 때, 외로움의 뇌 손상도 멈추고, 진정한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